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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및 맛집

[남부터미널(예술의 전당) 만두국 맛집] 봉산옥 서초동본점

by terranbattle 2020. 2. 22.

요즘같이 날씨가 추운 겨울날에는 따뜻한 국물이 담긴 음식이 생각나곤 한다. 이 날은 친구와 남부터미널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었는데 맛집을 검색하던 중, 꽤 전통이 있어보이는 만두국 집을 발견했다. 가게 이름은 '봉산옥 서초동본점'인데 미슐랭 가이드 추천 맛집으로서 널리 알려진 식당이었다.(참고로, 미슐랭 가이드 별과 추천은 다른 개념이다) 미슐랭 가이드라 함은 아무래도 외국인의 기호가 앞설 수 밖에 없는데, 한식 만두국으로 미슐랭 추천을 받았다고하니 맛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봉산옥 서초동본점은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예술의 전당)역 5번 출구로 나와 1블럭 정도를 걸어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야 한다.

 

인적이 많지는 않은 골목길에 위치하고 있어서 지도를 활용하지 않으면 찾아가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가게 외관은 매우 평범하다.

봉산옥 외관

봉산옥은 '황해도만두국' 전문점이다. 황해도 만두는 커다란 피에 속재료를 가득 넣어 큼직하게 빚는다고 하며,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라고 한다. 과연 얼마나 크고 속이 알찰지 더욱 궁금해진다.

 

메뉴판에는 봉산만두국, 김치말이국수(냉), 열무회국수, 삯국수(온면) 등이 식사류로 준비되어 있고, 녹두빈대떡이나 오징어 순대 등의 안주류도 다양하다. 

메뉴판

우리는 봉산옥의 대표 메뉴인 봉산만두국 2그릇을 주문했다. 만두국 한 그릇에 10,000원이라니 매우 비싸게 느껴지는게 사실이지만, 미슐랭 가이드 추천 식당이라고 하니 시도해볼만하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미슐랭 가이드를 쫓아 탐방하거나 무한신뢰하는 편은 결코 아니다. 얼마 전에 뉴스에서 미슐랭 가이드 선정 과정에서 어둠의 거래가 오고 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 당연히 그러한 일이 물밑에서 있을거라 짐작은 해왔었기에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밑반찬으로는 무말랭이, 김치와 김이 제공된다. 조금 기다리니 주문한 봉산만두국이 나왔다. 한 눈에 봐도 만두국 그릇이 엄청 컸다. 만두국만 먹으면 배가 허할 분들을 위해 공기밥도 서비스로 주어진다. 하긴, 만두국값 10,000원에 비하면 공기밥 1그릇은 사실 큰 의미는 없을 터이다.

먹기전 비주얼을 봤을 때, 만두의 엄청난 실물 크기에 우선 놀랐다. 둥그런 왕만두를 제외한 일반적인 길죽한 모양의 만두 중에서는 제일 크지 않을까 싶었다. 만두의 속이 얼마나 많이 탱탱하게 들어 있으면, 겉에서도 그러한 모양이 보일 정도였다. 

두번째로 놀랐던 것은 국물 색깔이 굉장히 맑았다는 것이다. 만두국 맛집이라길래 육수로 푹 삶은 진한 색깔의 육수가 나올거라 기대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수저로 국물을 떠서 맛을 본 순간, 감탄이 절로 나왔다! 깨끗한 비주얼에서 생각할 수 없는 진한 맛이 느껴지면서 동시에 굉장히 담백했다. 국물의 색깔과 맛의 깊이와의 괴리가 이렇게 감동적일 수 있다니! 

빼어난 국물맛을 머릿속에 저장해둔 채, 주인공인 만두를 각접시에 떠서 잘라본다.

속이 예상대로 꽉곽 들어 차 있었다. 만두소로는 고기, 두부, 야채 등이 쓰인 것 같다. 만두의 크기가 큼직하고 속이 튼실하다보니 기본 점수는 따놓은 당상이고, 여러 재료들이 어우러져 깔끔한 맛을 냈다. 느끼함이나 묵직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정도 만두국이면 10,000원을 지불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우리 둘 다 결론내었다. 물론, 재방문 의사도 있다. 여름이 오기 전에 다시 한 번 들려서 이 날의 감동을 되살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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