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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테이스팅 노트&카페 후기

[블루보틀 성수] 리뷰 : 에티오피아 예가체프&콜드브루, 텀블러/머그컵/드리퍼 가격 등 매장 내부 총망라

by terranbattle 2020. 2. 3.

커피 애호가로서 그 중에 특히 스타벅스의 커피맛을 좋아하는 나에게 블루보틀은 그다지 큰 관심이 가지는 않았었고, 집 근처에 매장이 없기에 더더욱 갈 일이 없었다. 예전 커피 핸드드립 수업을 받던 중 블루보틀이 곧 한국에 상륙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기억은 하고 있었지만, 이후 블루보틀이라는 커피매장은 내 두뇌 속 해마 어딘가에 살포시 모셔져 있었다. 그러던 도중, 서울 성수동 서울숲으로 친구와 놀러가기로 했던 날, 주변 카페를 탐색하던 중 블루보틀이 보였다. 순간 예전에 얼핏 들었던 기억이 떠오르며 '아, 드디어 그 매장이 한국에 입점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호기심이 발동했다. SNS에서는 꽤나 유명세를 탄 것 같던데, 마침 서울숲 구경하는 길에서 멀지 않아 '블루보틀 성수'를 찾아가 보았다. 블루보틀 성수의 위치는 뚝섬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지도를 따라 뚝섬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블루보틀 매장이 바로 보여야 할텐데, 이상하게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 보아도 간판이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못 알아봤던 블루보틀 매장

지도 상으로는 이 위치가 틀림 없기에 주변을 다시 꼼꼼히 살폈더니 '블루보틀'이라는 한글/영어 간판은 조그맣게라도 걸려있지 않고, 아래 사진과 같은 파란 물병만 보였을 뿐이었다.

블루보틀 매장 간판과 입구

간판에 가게 이름을 안 써 놓을거면 파란 물병 그림을 크게라도 그려놓던가... SNS의 높은 인기에 걸맞게 출입문부터 대기줄이 형성되어 있었다. 아니 도대체 커피맛이 어떻길래 이렇게 줄까지 서가면서 마셔야 하는 것인가? 입구에서부터 메뉴판이 진열되어 있는데, 이는 필히 '줄 서 기다리면서 미리 음료 고르렴. 그래야 대기줄이 빨리빨리 빠지고 우리도 편하지 않겠니?^^'라는 속내일 것이다.

메뉴판

특이했던 점은 커피 음료 뿐 아니라 상품 가격판도 나와 있었단 것이다. 블루보틀커피 드리퍼는 26,000원, 블루보틀 머그는 20,000원, 텀블러(커뮤터 컵)는 32,000원 등이다. 그리고 마켓백 110,000원??? 전반적으로 너무 비싼거 아닌가 싶었다. 

상품 가격판

아메리카노 가격은 5,000원으로 예상보다(?) 그리 비싸지는 않았다. 참고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4,100원이다. 나의 스타벅스 최애 음료는 콜드브루인데 블루보틀의 콜드브루는 5,800원이었다(스타벅스는 4,500원).

음료판

블루보틀 커피는 미국인 제임스 프리먼이 설립한 커피 전문 체인점으로 한국에는 2019년 5월 3일 지금 내가 방문한 이 곳, 성수에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4개 매장(성수, 삼청, 역삼, 압구정)이 자리를 잡았다. 

 

줄을 서면서 주변 풍경을 보니 매장 윗층에는 커피 공장스러워 보이는 실내가 보였다.

매장 위 커피공장스러워 보이는 공간

계단을 조금씩 내려오다보니 매장 내부도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줄을 선 수많은 손님들, 분주한 바리스타들과 매장 내 진열된 상품들이 눈에 띈다.

블루보틀 매장 내부

줄이 매장 계산대부터 출입문까지 길게 늘어서있기는 하지만 사람이 금방 빠지는 편이라 대기 시간은 20분 정도였다. 마침내 우리가 주문할 차례가 되었고, 핸드드립 싱글 오리진(에티오피아 예가체프)와 콜드브루를 맛보기로 했다.

에티오피아 싱글 오리진 핸드드립과 콜드브루

가격이 꽤 쎈 편이지만 어차피 한 번 마음먹고 탐방온거니 그러려니 했다. 

 

이제 자리를 잡고 커피를 음미할 준비를 해야하는데 자리 잡기가 만만치 않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둘째치고, 이 넓은 매장 안에 테이블 자체가 몇 개 없다! 아니, 왜 이렇게 실내 공간을 활용하지?

테이블 밀도가 상당히 낮은 매장 내부

바로 윗사진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면 앉을 곳이 따로 있는데, 이 곳은 테이블/의자 세팅이 아니라 그냥 커다란 테이블을 가운데에 놓고 주변에 삥 여러 사람이 둘러앉는 구조이다. 즉, 테이블 높이가 허리 높이가 아니며 커피잔을 잡기 위해서 허리를 숙여야 한다.

 

카페라는 곳은 단순히 테이크아웃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둘 또는 삼삼오오 앉아서 수다도 떨고 노트북이나 책을 보면서 공부도 하는 공간이지 않은가? 이러한 일반적인 관념에는 도무지 부합하지 않는 공간 활용이라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통해 검색을 해보니, 블루보틀은 오직 '스페셜티 커피'라는 명목 하에 커피 퀄리티에만 신경을 쓰면서 고객들이 커피의 맛과 향에만 집중하게끔 전략을 짠다고 한다. 이를 위해 최소한의 인테리어를 꾸미며 와이파이/노트북 콘센트도 설치하지 않고, 매장수에 비해 좌석을 많이 배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테이블 회전율을 극대화 하기 위한 전략은 아니고?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이 바로 이 블루보틀을 벤치마킹한 것이라는 점!

 

각설하고, 이 당시 주문 후 자리를 잡지 못했던 우리는 커피가 제조되는 동안 매장 내부를 구경했다. 벨라 도노반 커피 원두와 쓰리 아프리카스 커피 원두 300g이 25,000원에 판매 중이었다.

판매 중인 커피원두

블루보틀 머그는 20,000원이었다.

블루보틀 머그

블루보틀커피 필터는 4,700원, 블루보틀커피 드리퍼는 26,000원, 블루보틀커피 카라페는 19,000원이었다.

커피 필터, 드리퍼와 카라페

미니 포렉스 그라인더는 85,000원.

미니 포렉스 그라인더

할리데이 기프트 세트도 보였는데, 블루보틀 핀 세트가 9,000원에, 홀리데이 머그가 25,000원이었다.

할리데이 기프트 세트

우드핸들 주전자는 45,000원이었다.

우드핸들 주전자

서울 세라믹 컵은 46,000원.

서울 세라믹 컵

이렇게 상품 구경을 하다보니 아까 언급했던 어두캄캄한 구역에 자리가 생겼다. 얼른 가방을 놓고 자리를 맡은 후, 핸드드립 과정을 구경했다.

핸드드립 대기 중인 커피

드디어 주문했던 싱글 오리진 핸드드립 커피(에티오피아 예가체프)와 콜드브루가 나왔다.

싱글 오리진 핸드드립 커피와 콜드브루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커피는 말 그대로 에티오피아 고지대인 예가체프에서 재배되는 커피인데, 에티오피아 커피 중 가장 세련되고 우아한 커피라 평가 받는다. 부드러운 꽃과 같은 향이 인상깊었고 산미도 풍성했다. 바디감은 다소 무거운 편이다. 

 

콜드브루는 차가운 물로 수시간동안 커피를 추출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 아메리카노에 비해 맑고 상쾌한 맛이 난다. 나는 스타벅스를 10번 간다고 가정했을 때 8번 정도 콜드브루를 마실 정도로 애호가이고 그 기준도 까다로운 편이다. 블루보틀의 콜드브루도 스타벅스 못지 않게 콜드브루 특유의 맑고 신선한 느낌이 활력 넘치게 살아있었다.

 

이 매장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도저히 오래 앉아서 담소를 나눌 여건이 아니었다. 우리도 커피를 다 마신 후 자리를 떴고 매장 구경이나 조금 더 하기로 했다. 블루보틀 핀이 3,900에 판매 중이다.

블루보틀 핀

솔티드 캐러멜 마들렌, 브라우니 케이크, 레드 베리 머핀, 무화과 호두 스콘, 레몬 쿠키, 올리브 쿠키가 디저트 거리로 있다.

쿠키, 스콘, 케이크

콜드브루 캔도 6,300원에 판매 중이다.

콜드브루 캔

서울 에코백은 30,000원, 마켓백은 110,000원(0개수 오타 아님!), 런치백은 70,000원이다. 

여러 백

커피 도서가 28,000원, 매거진이 15,000원에 판매 중이다.

커피북과 매거진

커피 원두(블랜드, 시즈널 블랜드, 싱글 오리진)도 판매 중이다. 

판매 중인 커피 원두

결론적으로 커피맛이 훌륭한 건 인정하나 20분 가까이 줄을 스면서까지 마셔야하나 싶고, 그렇다고 가격이 결코 싼 것도 아니므로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이 주변에 있다면 나의 경우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을 갈 것 같다. 즉,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해 평소 커피의 맛을 크게 구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가치있고 유익한 방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날에도 나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푸어오버로 추출한 파피아뉴기니 키가바 핸드드립 커피를 감명깊게 마셨다. 그런데 글을 다 쓰고 보니 갑자기 다시 블루보틀 핸드드립 커피를 마셔보고 싶은 건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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