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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1월 프랑스

[1월 겨울 프랑스 여행] 3일차 in 몽생미셸 수도원 : 오믈렛 맛집, 호텔, 입장료, 날씨, 야경 by 유로자전거나라 몽생미셸 투어

by terranbattle 2020. 1. 28.

도빌에서 그야말로 잠깐 머문 후, 우리는 비로소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몽생미셸 수도원으로 향했다. 사실, 나는 이번 프랑스 여행에서 파리가 아닌 바로 이 곳, 몽생미셸에 대한 기대가 제일 컸다. 그래서 원래 계획은 몽생미셸에 있는 호텔인 르 를레 생 미셸(Le Relais Saint Michel)과 같이 객실에서 몽생미셸 야경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곳에서 1박을 하는아름다운 꿈을 꾸었으나 현실의 제약이 걸린 여행 기간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인 차선책으로 몽생미셸 야경을 볼 수 있는 투어를 골랐고 그 여행업체가 바로 유로자전거나라이다.

 

드디어 이번 프랑스 여행에서 제일 기대 중인 몽생미셸 수도원이 눈앞에 아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광활한 초원 위에 홀로 서있는 몽생미셸 수도원은 멀리서봐도 심히 아름다워 보였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우리 바로 전 투어 때는 하루종일 비가 와서 제대로 된 몽생미셸 전경을 볼 수가 없었다고 한다. 역시, 노르망디의 날씨는 사춘기 여자 마음 같다는 가이드의 말이 떠오른다.

드디어 베일을 벗은 몽생미셸 수도원

이번 프랑스 여행 포스팅에서 드라마 더 패키지를 자주 언급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이번 여행의 모티브가 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의 핵심 관광지(스토리 구성 상)가 바로 몽생미셸인데 드라마에서는 이 곳에서 윤소소(이연희 배우) 가이드가 진정한 사랑을 찾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려낸다. 점쟁이로부터 '천사의 발 아래에서 운명의 사랑을 만나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이연희는 이 말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게 되는데... 과연 '천사의 발 아래'는 어디를 지칭하는 것일까? 당연히 오늘 가볼 가보는 곳에 정답이 있다.

 

어느덧 우리가 탑승한 유로자전거나라 버스는 몽생미셸 매점 겸 버스정류장에 우리를 내려다주었다. 여기서부터 몽생미셸 수도원까지는 전용 버스 셔틀을 타야만 갈 수 있다. 

몽생미셸 식료품점 겸 버스정류장

이 곳에서 셔틀을 바로 탈 수도 있고, 조금 더 걸어가서 탈 수도 있다. 우리 일행은 몽생미셸 수도원을 배경으로 포토 타임을 가졌는데, 직접 눈으로 본 몽생미셸 수도원은 정말 아름다웠다. 이 수도원을 보니 드라마에서 보았던 사랑 감성이 솟아나며 나의 내면은 꿈 속에 있는 듯한 낭만으로 가득찼다. 그러나 이 당시 내 옆에 여자친구는 없었다.

몽생미셸 수도원

윗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몽생미셸 수도원 주변은 갯벌이다. 드라마 더 패키지에서는 저 갯벌을 철없는 남주가 걸어서 멀리 갔다가, 이를 발견한 이연희 가이드가 쫓아가지만 순식간에 만조가 되어 둘이 섬에 갇히는 야릇한 상황이 연출된다. 실제로 조수간만의 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옛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바닷물에 잠겨 죽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자, 이제 몽생미셸 수도원 내부로 입장한다. 몽생미셸 내부 입장료는 개인 10유로이며, 우리같은 단체 이용객은 인당 9유로이다.(2020년 1월 28일 기준) 저 첨탑 위에 서 있는 동상은 미카엘 천사장이다. 성경 이야기를 조금 소개하자면, 미카엘 천사장은 쉽게말해 하늘에 있는 천사들의 대장이다. 신약성경 유다서에서는 모세의 시체에 대해 마귀와 다투어 변론한 천사장으로 언급된다.

첨탑 위 천사장 미카엘

이제 아까 슬쩍 언급했던 이연희의 운명에 대한 힌트가 나온다. '천사의 발 아래'는 바로 미카엘 천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즉 몽생미셸에서 운명의 사랑을 만난다는 해석이었다. 이러한 드라마 속 장면들을 계속 떠올리면서, 문으로 입장한다. 

몽생미셸 문

이 문을 통과하면 몽생미셸 오믈렛 맛집 라 메르 풀라르(La MERE POULARD)가 보인다. 이 풀라르라는 분은 오믈렛 1호점을 개척한 분이자, 성공한 사업가인데 대표적인 과자가 우리가 흔히 아는 유명한 '샤브레'이다. 샤브레는 프랑스어로 '모래'라는 뜻인데, 생각해보니 이 과자의 식감에서 모래가 연상된다.

라 메르 풀라르(La  MERE POULARD)

그러나 정말로 애석하게도(이번 투어 중, 최대 분노가 올라오는 순간이었는데) 우리는 라 메르 풀라르의 오믈렛을 맛볼 수가 없었다... 투어 버스가 파리로 출발하는 시간으로 인해 이 곳에서 저녁식사를 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까 도빌에서도 점심을 그냥 날리더니 몽생미셸에서도 눈 앞에 보이는 No.1 오믈렛 가게는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았다. 

 

몽생미셸 수도원까지 올라가는 길은 꽤나 길고 높다. 우리 일행 중에도 힘들어서 헉헉대는 사람들이 일부 있었다. 

몽생미셸 올라가는 도중 찍은 집들

여러 무덤도 보인다.

무덤

올라가는 길이 제법 높지만 그만큼 내려다보는 경치도 훌륭하다.

 

몽생미셸을 향하여 올라가는 중

수도원 건물로 비로소 들어와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바로, 이 계단은 드라마 속에서 어두운 밤 속에서 이연희가 건넨 와인병을 남주가 잡고 둘이 같이 계단을 오르는 장면의 배경 장소이다. 

드라마 속 와인장면의 배경

사방이 탁 트인 몽생미셸에서 주변을 바라본다. 몽생미셸 입구에서 바라봤던 천사장 미카엘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다.

천사장 미카엘 동상

어떤 건물의 벽 색깔이 다른 벽과 다른 것을 발견했는데, 당시 화재가 있어서 그 흔적이 남았던 거라고 한다.

화재의 흔적

그리고 이어서 갯벌 장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랫 사진에서 보이는 저 섬이 아마도 아까 언급했던 드라마 속에서 이연희와 남주가 갇혀 하룻밤을 같이 보냈던 곳인 것 같다.

몽생미셸 주변 갯벌 풍경

지금까지는 몽생미셸 외부를 보았다면 이제는 내부를 탐방할 차례이다. 수도원 뜰이 보였는데 이 곳도 드라마 속 패키지 관광객들이 거닐었던 배경 장소이다.

 

몽생미셸 수도원 뜰

수도원 내부를 가이드 설명을 들으며 구경한다. 수도원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던 부엌 식당이 보인다.

부엌 식당

몽생미셸 수도원은 천사장 미카엘이 내려와 한 수도승의 이마를 쿡 누르며, 어서 수도원 공사를 시작하라고 독촉한 것으로부터 건축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래 동상은 그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수도원을 건축하라며 수도승의 이마를 짓누르고 있는 천사장 미카엘

몽생미셸 수도원 내부 관람이 끝나면 2-3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그러나 앞서 소개한 라 메르 풀라르의 오믈렛을 맛보기에는 레스토랑의 저녁 오픈 시간을 고려했을 때 턱없이 부족하다. 몽생미셸 수도원을 내려가는 길에 다시 한 번 주변의 갯벌 지대를 감상한다.

수도원 주변 갯벌

앞서 우리가 걸어왔던 다리도 보인다. 이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는 이 곳을 찾았던 순례객들이 갑자기 밀려드는 바닷물에 빠져 죽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몽생미셸 수도원으로 이어지는 다리

아직 끝이 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최고 하이라이트가 남아 있다. 바로, 몽생미셸 야경! 이 짧은 자유시간이라도 안 주어졌다면 몽생미셸의 야경을 놓쳤을 것이고, 조금 과장법을 쓰자면 몽생미셸을 온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재밌던 사실은 이 몽생미셸의 야경을 보러 온 사람은 그룹투어 일행 중 우리 밖에 없었다. 이래서 여행은 사전 정보 조사가 중요한 것이다.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몽생미셸

실제로 몽생미셸의 야경을 보면 그 아름다움에 반해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당시 내 휴대폰 카메라는 화질이 빼어나지 않았고, 특히 밤에 찍는 풍경은 더더욱 그러했다. 솔직히 이번 포스팅을 하면서 괜히 몽생미셸 야경의 실제 아름다움을 깎아내는게 아닌가 싶어서, 야경 사진을 아예 올리지 말까 고민도 했다. 그나마 괜찮게 나온 사진 2장을 게시하는데, 정말 과장하나 안 보태고 실제 아름다움의 1억분의 1도 반영하지 못한다.  

몽생미셸 야경

만약 프랑스를 다시 오게 되면 몽생미셸 야경을 바라볼 수 있는 호텔에서 1박하는걸 최우선 일정으로 삼을 것이다. 

 

하루만에 옹플뢰르, 도빌, 몽생미셸을 다 보려고하니 제대로 된 식사 시간도 주어지지 않은 투어였다. 도빌 관광은 그냥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훗날 경제적 자유를 얻는다면 프랑스 도빌에서 여름 바캉스를 즐기는 것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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