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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6월 싱가포르

[6월 여름 싱가포르 여행] 2일차 : 차임스 맛집(베이징덕), 점보시푸드, 세인트 앤드류 성당, 굿 셰퍼드 성당(한국어 미사), 마리나베이샌즈 레이저 쇼 시간, 리버크루즈 티켓예약 등

by terranbattle 2020. 1. 1.

2018614.

싱가포르에서 맞는 첫 번째 아침이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켜놓은 객실에서 외부 발코니로 나가자마자 후텁지근한 공기에 숨이 턱 막혀온다. 어제 밤에 보았던 마리나 베이 뷰를 호텔 발코니에서 다시 한 번 즐감했다. 밤에 보는 야경은 화려한 조명 색깔을 발사하며 아름다움을 뽐냈었지만, 아침에 보는 마리나 베이의 풍경은 소박하지만 더욱 뚜렷한 전망을 선사해주었다.

호텔 발코니 풍경

오늘의 일정은 올드 시티를 샅샅이 쓸어버리고, 해질 저녘에는 마리나베이샌즈 레이저 쇼에 맞추어 리버 크루즈를 탑승하는 것이다. 이러한 플랜 속에 호텔 밖으로 나와 도보 관광을 시작했다.

 

10분 정도 거리에 래플스 호텔(Raffles hotel)이 위치하고 있어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로 선정되었다. 무슨 라스베이거스도 아니고 어떻게 호텔이 관광지가 될 수 있느냐고 의아해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다. 래플스 호텔(Raffles hotel)은 싱가포르 정부가 인정한 문화유산으로, 1887년 영국 식민지 시대에 부호 사키즈 형제가 지었다. 현재 싱가포르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이며, 과거 마이클 잭슨, 찰리 채플린 등이 묵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호텔의 롱 바에서 원조 싱가포르 슬링을 마시거나 카페의 애프터눈티가 유명하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갔을 때는 아래 사진과 같이 공사 중(아마 리모델링)이었다...

공사 중인 래플스 호텔

아쉬운데로 기념품샵 사진이라도 담았다.

래플스 호텔 기념품 가게

아쉬움을 가득 안은 채 다음 목표지로 이동하던 중, 70층이 넘는 스위소텔 스탬퍼드 호텔(Swissotel The Stamford)이 보였다. 이 호텔의 71층에는 뉴 아시아 바(New Asia Bar)가 위치해 있는데 고층에서 싱가포르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동행이라도 있어야 이런 데 가서 한 잔 하는건데, 혼자 여행을 오면 이런 점이 안 좋은 것 같다.

스위소텔 스탬퍼드 호텔 (Swissotel The Stamford)

올드 시티를 걷다보니 새하얀 색의 세인트 앤드류 성당이 눈에 띄었다.

세인트 앤드류 성당

그 바로 주변에는 굿 셰퍼드 성당이 있는데 이 곳은 한국어로 미사를 드리는 곳이라고 한다.

 굿 셰퍼드 성당

그 근처에는 관광 명소이자 식도락의 메카이기도 한 차임스가 보인다. 나 역시 오늘의 점심 한 끼를 이 곳에서 해결할 예정이다. 차임스1850년대에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인데 원래는 130년 동안 가톨릭 수도원과 고아원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런 전통에 현대적 요소가 더해져서, 요새는 결혼식 장소, 레스토랑, 바가 몰려있는 새로운 장소로 탄생했다.

차임스

차임스 안으로 들어갔더니 지상, 지하에 레스토랑, 펍, 바들이 모여있었다.

 

나는 Lei garden이라는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베이징 덕을 주문했다.

시간이 흐르고 주문한 베이징 덕이 나왔는데 바로 냠냠하는 게 아니다! 이것은 사진 찍기용으로 종업원이 가져다 주는 것이며, 이후 요리를 다시 주방으로 가지고 가서 고기를 해체한 후 다시 서빙해온다.

해체 전의 베이징 덕

조금 기다리니 껍질을 따로 분리해서 소스에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그릇에 담겨져 왔고, 오리 살코기는 볶음밥의 재료로 쓰인 채로 컴백했다.

베이징덕 껍질
베이징덕 볶음밥

껍질은 바삭바삭한 것이 제공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더욱 맛이 감칠났다. 볶음밥은 고소한 풍미를 냈다.

원래 2인분 요리라 혼자 다 먹기에는 무리여서 볶음밥을 아깝지만 조금 남길 수 밖에 없었다.

 

배도 든든히 채웠으니 다시 열심히 땡볕 아래에서 걸을 시간이다. 래플스경 상륙지로 향하던 중, 싱가포르 대법원과 시청 건물이 보였다.

싱가포르 대법원과 시청

래플스경 상륙지는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분의 동상이 서 있는 곳이다. 1819년 1월 29일 래플스경이 처음 싱가포르에 상륙한 자리에 그의 동상이 건설되었다. 동상이야 뭐 특별한 감흥이 없다만, 강과 그 뒤에 있는 마천루들이 멋진 배경이 되어주었다. 

래플스경 동상
래플스경 상륙지 주변 전경

강변을 따라 산책을 즐긴 후, 리버 크루즈 티켓, 선물 또는 기념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차이나 타운으로 향했다. 차이나 타운에는 Sea Wheel Travel이라는 여행사가 있는데(위치 : MRT ChinatownD번 출구에서 연결, 피플스 파크 센터, 361) 이 곳에서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윙스 오브 타임, S.E.A, 아쿠아리움, 리버 크루즈, 가든스 바이 더 베이, 나이트 사파리, 싱가포르 플라이어, 레고 랜드 등 대부분의 관광지 티켓을 원가보다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나는 이 곳에서 리버 크루즈(마리나베이샌즈 레이저 쇼 시간에 맞추어) 티켓을 샀다.

차이나 타운 입구

고로, 싱가포르 인구의 70% 이상이 중국계라고 한다.

차이나 타운

차이나 타운에는 불교 사원 등 여러 사원들이 보였다.

차이나 타운에 있는 사원들

나는 차이나 타운에서 저렴하게 컵 받침(영어로 Coaster)를 저렴하게 세트로 구매했다. 사실, 저렴한 관광지 티켓이나 기념품을 살 것이 아니면 굳이 들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대한민국 인천에도 있는 중국 마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오늘의 저녁식사는 싱가포르의 별미이자 꼭 먹어봐야 하는 요리, 칠리크랩이다. 싱가포르 칠리크랩을 파는 레스토랑은 점보 시푸드가 제일 유명하며, 나는 한국에서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놓았다. 점보 시푸드는 매장이 여러 군데가 있으므로 자신이 예약한 레스토랑 지점에 정확하게 찾아갈 수 있도록 헷갈리지 말아야 한다. 나는 클락 키 지점에 갔는데 정말 엄청난 규모와 그 공간을 가득 채운 사람들을 발견하고 입이 쩍 벌어졌다.

점보 시푸드 클락키점

나는 혼자이기 때문에 밥 종류는 시키지 못했고, 칠리크랩과 곁들여 먹을 빵만 주문했다. 손 씻을 물을 조그만 접시에 가져다주는데 이것까지 나중에 다 비용을 청구하니 거절하실 분들은 미리 이야기 하시길 권유한다.

칠리크랩과 빵

싱가포르 칠리크랩은 달콤하면서도 매운 양념에 튼실한 크랩 살이 침샘을 마구 자극했다. 사이드 메뉴인 빵은 겉이 바삭바삭하면서 속은 부드러웠고, 칠리크랩 소스에 찍어 먹으면 그 이상 환상의 궁합이 없다. 싱가포르 칠리크랩의 유일한 단점은 먹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집게로 저 크랩을 해부하듯이 해체하여야 하며 그러다보니 손에 소스가 안 묻을 수가 없다. 그래서 유료 서비스인 줄 알면서도 손 씻을 물을 물리지 않았던 것이다.

 

점보 시푸드 클락키점에서 리버 크루즈 매표소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나는 마리나베이샌즈 레이저 쇼 시간에 맞추어 티켓을 구입했기 때문에 줄을 따로 섰다.  

리버 크루즈 매표소

리버 크루즈를 기다리던 중 해가 저물었다.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클락 키는 낯에 봤을 때와는 180도 사뭇 다른 아름다운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드디어 리버 크루즈에 승선하여 출발하였다. 강에서 바라 본 클락키는 이쁜 조명들로 반짝 거린다.

사실 이 강은 대한민국의 한강과 비교하면 더할나위 없이 초라한 강인데, 단지 이 강변을 따라 레스토랑, 펍, 바를 밀집시켜놓고 아름답게 꾸며 놓으니까 전세계인들이 찾는 관광지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대한민국의 한강이 그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유럽하면 흔히 떠올리는 유명한 영국의 테임즈 강, 프랑스 파리의 세느 강 등을 가봐도 정말 한강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하지만, 파리의 세느 강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그 강변을 따라 걷는 연인들, 그들의 사랑과 낭만으로 가득한 세계적인 관광 명소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 스토리텔링?   

 

리버 크루즈가 조금 더 이동하자 화려하게 높이 솟아 있는 고층 건물들이 밀집되어 있었다.

보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다. 홍콩에 갔을 때보다 더 화려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아직 진짜 하이라이트가 남았으니, 바로 마리나베이샌즈 레이저 쇼이다.

 

* 꿀팁 : 마리나베이샌즈 레이저 쇼 시작시간

- 일~목 : 20:00, 21:30

- 금, 토 : 20:00, 21:30, 23:00

마리나베이샌즈 레이저 쇼

사진 만으로는 실제 본 것의 1%도 채 전달이 되지 않으니 동영상도 첨부한다.

 

마리나베이샌즈 레이저 쇼

 

마리나베이샌즈 레이저 쇼

나 뿐만 아니라 크루즈에 탄 모든 승객들은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연발하며 그저 멍하니 레이저 쇼를 넋놓고 바라보거나, 동영상 촬영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거대한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에서 내뿜는 형형색색의 레이저 빔, 다채롭게 변하는 호텔 3개동 위에 놓인 배, 호텔 앞 거대 분수쇼가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어우러져 지구 최강의 레이저 쇼를 연출해냈다.

 

리버 크루즈에서 내린 이후에도 감동의 도가니탕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겨우 멘탈을 다잡고 근처 스타벅스로 갔다. 대만의 스타벅스는 우리나라에 비해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300-400원 정도 더 저렴했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신 후, 리버사이드(로버슨 키, 클락 키, 보트 키)의 무지개색 야경에 매료된 채 강변을 따라 산책을 했다. 멋진 바와 클럽들이 밀집되어 있었지만 같이 한 잔 할 사람이 없어서 그냥 구경만 했다. 다시 한 번 아쉬움이 몰려온다.

리버사이드

어제는 호텔 발코니와 머라이언 파크에서 바라 본 마리나베이샌즈 야경이, 오늘은 마리나베이샌즈 레이저 쇼가 연달아 내 뇌를 강타한 후 해마 깊숙이 침투했다. 내일은 어떤 야경이 내 심장을 뛰게할 지 기대감을 듬뿍 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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