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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1월 프랑스

[1월 겨울 프랑스 여행] 5일차 in 생말로 : 해적의 도시 생말로 관광 by TGV(파리 몽파르나스 역<->생말로)

by terranbattle 2020. 2. 11.

2018년 1월 28일.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호텔을 나와 '해적의 도시' 생말로를 당일치기로 여행하는 일정이다. 아침 9시 경에 파리 몽파르나스 역에서 TGV를 탄 우리는 약 3시간 20분 후 생말로에 도착했다. 아래 사진의 Gare는 프랑스어로 '역'이라는 뜻이다.

생말로 기차역

생말로는 프랑스 서부 브르타뉴 레지옹(Region) 일레빌렌 데파르트망(Department)에 있는 도시이다. 바다로부터 침입해오는 적들로부터 도시를 지키기 위해 세워진 성벽이 생말로 전체를 빙 둘러싸고 있는데, 바로 이것이 주요 관광거리이다. 생말로 역시 이번 내 여행의 모티브가 되었던 JTBC 드라마 '더 패키지'의 배경이 되었었다.

 

기차역에서 10-15분 정도를 걸어야 바다가 보이는 해변으로 갈 수 있다.

생말로 해변으로 가는 길

이 날은 비가 조금 오는 것 같다가도 멈추는 등 변덕스러운 날씨였는데 조금 걷다보니 드디어 광활한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 중 다녀왔던 파리, 옹플뢰르, 도빌, 몽생미셸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도시라는게 더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나무로 이루어진 방파제를 따라 해변길을 걷는데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역시 바다는 언제봐도 힐링 그 자체다.

돌로된 방파제가 아닌 이러한 바다 풍경은 처음 보았기에 매우 인상깊었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장소는 초소 또는 감옥이었을 것이다.

걷다보니 생말로 성벽이 보인다. 잠시 후에 성벽 위로 올라가 도시 한 바퀴 전체를 돌아볼 예정이다.

생말로 성벽

바이킹처럼 보이는 커다란 배가 정박되어 있다.

성벽 위로 오르기 위해서는 성곽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성벽이 정말 멋있다.

성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보인다. 성 안의 도시는 어떠한 모습일지 매우 기대가 된다.

생말로 성 출입문

성 내부는 고풍스러운 옛 도시 분위기였다.

그러나 금강산도 식후경! 사전 조사했던 레스토랑이 하필 오늘 휴일이라 근처 다른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메뉴판을 보니 2가지 유형의 코스요리(전식+본식, 본식+디저트)가 있기에 우리는 각각 한 코스 씩을 주문했다. 물론 전식, 본식과 후식을 모두 포함하는 코스요리도 있지만 점심부터 너무 배부르면 저녁을 못 먹을 것 같아서 조금 더 가벼운 구성의 코스 구성을 선택했다.

메뉴판

커피도 나오고,

커피

신선한 야채와 빵이 들어간 샐러드가 전식으로 나온다.

샐러드

본식으로는 스테이크와 감자튀김(유럽은 커피와 감자튀김 인심이 정말 후한 것 같다),

스테이크와 감자튀김

그리고 아름다운 플레이팅을 자랑하는 리조또가 등장한다.

리조또

후식은 달콤한 초콜릿 무스.

초콜릿 무스

이렇게 먹었더니 정말 배가 불렀다. 역시 각자 풀코스로 시키지 않기를 잘했다. 에너지 충전도 가득 했으니 이제 생말로 성벽을 따라 걸을 시간이다. 성벽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생말로 성벽으로 올라가는 계단

유럽답게 수많은 요트들이 정박해 있었고 놀이공원도 보인다.

요트와 놀이공원

생말로 성벽은 딱 관광하기 좋게끔 넓은 길이 나있다. 

저 멀리 바다에서 오는 적들을 감시하기 위한 소초도 보인다.

초소

성벽 위를 걷던 중 호텔이 보여 잠시 아래로 내려와 살펴보았다.

호텔

다시 성벽 위를 따라 걷는다. 한 쪽은 바다, 다른 한 쪽은 중세시대 모습을 간직한 건물들이 양 옆으로 펼쳐져있는 백만불짜리 관광이다. 참고로, 이 성벽 위를 걷는데 필요한 입장료는 없다! 19년 여름에 다녀온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성벽투어는 입장료가 엄청 비쌌었는데, 그렇다고 솔직히 말해 생말로 성벽 관광이 두브로브니크에 비해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드라마 속 이연희 가이드 왈, 생말로는 세계2차대전 당시에 폭격을 받아 성벽이 무너졌었는데, 소중한 문화유산을 잃었다는 슬픔에 빠진 프랑스인들이 피땀을 흘리며 복구를 한 끝에 지금 우리가 관광하고 있듯 완벽하게 복원된 중세 시대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유럽을 다니다보면 문화재에 대한 그들의 보존의식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데 우리나라도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걷는 내내 속이 시원해지고 상쾌해지는 기분이다. 꽤 오랜 시간 동안 걷고 있었음에도 전혀 피곤하거나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저기 아래 사진에 보이는 동상으로 가까이 건너간다.

반가운 바닷가 조류들.

이 동상의 주인공은 캐나다 퀘벡을 처음으로 탐험한 사람이라고 드라마에서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난다.

퀘벡(?) 탐험가

바다를 감시하는 네모난 구멍도 있다.

모든 근심과 걱정은 머릿 속 한구석으로 치워버린 채, 자연과 중세를 느끼며 또 걷는다.

방어 요새답게 수비용 대포도 있다.

대포

언제까지 바다를 성벽 위에서 바라보기만 할 것인가? 백사장으로 내려왔다.

해안가 앞으로 돌출된 등대를 향해 걸어갔다. 조금 전까지 계속 걸었던 생말로 성벽을 바라볼 수 있다. 정말 도시 전체가 성벽으로 꼼꼼히 포장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멀리서 바라본 생말로와 성벽

등대를 보기 위해 제법 오래 걸었다.

생말로 등대

정말 쉬지않고 부지런히 생말로 성벽 1바퀴를 돌았다. TGV 탑승시간까지 다소 여유가 있어 부티크한 카페로 들어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했다. 아기자기한 인형들로 가득찬 카페 내부가 참으로 앙증맞다.

카페 내부

이제 파리로 돌아가는 TGV를 타기 위해 생마로 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그러나 생말로의 야경을 놓칠 수는 없다!

조명이 켜진 생말로 성벽이 고혹적이다.

아까 보았던 놀이공원도 보이고,

바이킹호도 보인다.

돌아오는 3시간 가량의 TGV에서 우리는 내내 뻗어버렸다. 막상 파리로 돌아오니 배가 그렇게 고프지 않았다. 생말로 전체 성벽을 모두 돌았는데도 배가 그리 안 고픈걸보니 프랑스 요리의 칼로리가 꽤나 높은 것 같다. 그러나 어느덧 오늘이 프랑스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기에, 아쉬움을 달랠 겸 가볍게 맥주나 한 잔 하기로 했다. 블랑 1664를 마시며 즐거웠던 여행의 순간들을 되짚어보고 귀국날이 성큼 다가왔음을 개탄했다.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밤을 함께 한 블랑 1664

이 날 걸은 총 걸음 수는 25,959보였다.

 

내일 귀국행 비행기를 타지만 저녁 비행기이기 때문에, 아직 프랑스 파리를 여행할 시간이 제법 남아있다고 위안을 삼은 후,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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