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8년 1월 프랑스

[1월 겨울 프랑스 여행 4일차] : 베르사유궁전 휴무일, 가는법, 입장료, 정원 등(feat.마카롱&크레페)(1/2)

by terranbattle 2020. 2. 2.

2018년 1월 27일.

오늘은 오전에는 베르사유궁전을 구경하고 오후에는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하는 악마의 일정이다. 베르사유궁전오전 9시부터 개방하기 때문에 우리는 아침 일찍 호텔 조식을 먹고 8시 50분 전까지 베르사유궁전에 도착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었다. 

 

사전 조사를 한 대로 지하철을 타고 베르사유궁전에 가면 무난하게 성공할 줄 알고 길을 나섰는데, 도중에 생각하지도 못한 복병을 만나게 되었다. 세느강이 범람한 여파로 특정 구간의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었는데, 그 구간에는 베르사유궁전 가는 길도 포함되어 있었다. 사태가 터진 초반에는 우리가 지하철을 잘못탔나 싶어서 내린 후 다른 열차를 기다려보기도 했는데 알고보니 운행 통제가 되었던 것이다(지하철역에서 밖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붙어있는 안내판을 뒤늦게 발견하고서야 깨달음). 그러나 우리에게는 현대 문명의 산물이자 여행 필살기, 구글맵이 있다! 다시 루트를 검색해서 베르사유궁전으로 가는 버스를 찾아 탑승했다. 버스 안에는 베르사유궁전으로 가는 듯 보이는 관광객들이 많이 탑승해있었다.

 

* Advice

베르사유궁전에서 가장 가까운 철도역은 Versailles Château Rive Gauche이다. 파리 시내에서 베르사유궁전 가는법은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데 파리는 버스간격이 넓은 편인 것 같다. 따라서 철도를 이용해  Versailles Château Rive Gauche 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것이 제일 편할 것 같다.

 

* Caution!

베르사유궁전 휴무일은 월요일이니 참고하시길 바람.

 

베르사유궁전 정류장에 도착하니 관광객들이 우루루 내리길래 우리도 자연스레 합류했다. 이 날은 겨울의 베르사유궁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는데 날씨는 춥고 안개가 자욱했다.

베르사유궁전 입구 

날씨가 좋지 않아 아름답고 우아한 건물 풍경을 보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이런 안개 낀 베르사유궁전의 모습은 보통 여행책자나 일반적인 경우에는 접할 수 없는 것이다. 몽환적인 안개 속에서 홀로 말에 탄 채 용모를 뽐내는 루이 14세의 기마상이 더욱 멋있게 다가온다. 

베르사유궁전 정문

정문을 통과하면 단아한 외관의 베르사유궁전을 볼 수 있는데, 생각보다 엄청 삐까뻔쩍 하지는 않다. 내부에 들어가야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사치스러움이 가득한 궁전의 모습이 나오나보다.

베르사유궁전

아침 일찍이라 그런지 확실히 매표소 줄이 없었다. 부지런히 다니면 확실히 이러한 장점이 있다. 베르사유궁전 입장료는 20유로이며 음악분수쇼 또는 음악정원을 포함하려면 27유로를 지불해야 한다.(2020년 2월 2일 기준) 한국어 가이드맵도 있으니 들고다니며 참고하면 유익하다.

 

베르사유궁전 초입에는 여러 동상들이 방문객들을 환영해주고 있다.

베르사유궁전 초입에 서있는 조각상들

태양왕 루이 14세가 지은 궁전 내부는 어느 정도의 화려함의 극치를 뽐낼지 무척 궁금했다. 작년에 독일과 네덜란드 여행을 같이 갔던 친구가 독일 포츠담 궁전을 관람하면서 별 감흥이 없다길래, 그 이유를 물어보니 자기는 이미 베르사유궁전을 보았기에 그것에 비하면 포츠담 궁전은 게임 자체가 안 된다고 했었다. 나도 오늘 그 친구의 심정에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을까? 

 

관람 초반에는 왕실 인물들의 초상화가 걸려있는 방들이 많았다.

왕족들이 머물렀던 생활 공간, 방이 보인다.

궁전 내부에는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곳도 보였다.

베르사유궁전 건물과 정원 전체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모형도 있었다.

베르사유궁전 조형

대충 현재 위치에 대한 감을 잡고, 다시 내부 투어를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다른 유럽 궁전들에 비해 두드러진 화려함은 없었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다. 모든 테두리는 황금이며 천장 및 벽마다 그려져있는 큰 스케일의 그림들이 방마다 가득했다. 그림들은 태양왕이라 일컬어지는 루이 14세를 신격화해서 그의 승리 신화를 나타내려는 느낌이다.

여기 그려져있는 그림 하나 하나만 떼어놓아도 박물관(미술관)에 전시할 만한 수준이었다. 오히려 다같이 몰려있으니 개개 그림이 돋보이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또한, 궁전 내부마다 둘러쳐져있는 금 테두리는 황금으로 발랐다는 말이 적절할 것 같다.

태양왕 루이 14세일 것 같은 동상도 위풍당당하게 서있다. 과연 정말 실제로 이런 헤라클레스 같은 몸짱이었을까? 그림 속의 나폴레옹 모습도 굉장히 영웅적으로 묘사되도록 변화를 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루이14세 동상

다른 조각상도 있다.

베르사유궁전 내부는 황금으로 입혀진 사치의 연속이다. 다 금이다 금... 구약성경 열왕기에 보면 솔로몬 시대에는 금이 넘쳐나다보니 은은 그 가치를 알아주지도 않았다고 하는데, 이러한 상황을 두고 기록된 것인가 싶다. 

넘쳐나는 황금의 향연 속에 화려한 샹들리에는 그저 거들 뿐이다.

샹들리에

중학생 시절 사회 교과서에서 보았던 루이 14세의 초상화가 보인다.

루이 14세 초상화

루이 14세 가문의 것으로 보이는 문양도 보인다.

루이14세 가문의 문양

이쯤 보니 베르사유궁전의 화려함과 사치에 기가 다 빨릴 법도 한데, 아직 하이라이트가 남았다. 복도 양면이 거울로 가득 둘러쳐져 있고, 모든 면은 황금으로 매웠으며, 화려한 샹들리에가 가득 들어찬 복도(홀)이다. 사치스러움의 끝판왕이라 칭하고 싶다.

사치스러움의 끝, 거울과 샹들리에 복도

왕이 누워서 잠을 잤다는 침대도 보인다. 이런 곳에서 자면 수면의 질이 좋아지려나?

침대

이러한 화려함과 사치스러움의 절정에서 베르사유궁전 내부 관람이 모두 끝났다. 출구에서 마카롱을 팔고 있길래 프랑스 마카롱의 맛이 매우 궁금했던지라 얼른 구입했다.

프랑스 마카롱

한 입 깨물어먹는데 탄성이 절로 나왔다. 마카롱 겉이 굉장히 부드러워 입 안에서 스르륵 녹았다. 이 포스팅을 쓰는 지금까지도 이 곳에서 먹었던 마카롱보다 부드러운 마카롱은 한국에서 먹어보지를 못했다.

 

그런데 베르사유궁전 관람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 프랑스식 베르사유궁전 정원이 남아있다. 이 날의 베르사유궁전은 겨울 안개가 자욱했다.

태양을 상징하는 듯한 모양의 정원인 것 같았다.

궁전 바로 뒷쪽에는 넓은 호수와 그 주변을 둘러싼 동상들이 서 있다.

분수, 호수, 정원을 한 번에 담을 수 있게 사진을 찍어보았다.

이 프랑스 정원의 크기는 말로 다 형용할 수가 없다. 전체를 다 거닐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릴 것이다.

나무 모양을 보는 순간 감탄이 터져나왔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런 모양으로 유지하고 있는 점이 우선 신기했고, 이렇게 관리를 하려면 얼마나 많은 노고가 필요할까 싶었다.

잔디 모양이 태양왕 스럽다. 설계자의 의도는 잘 모르지만 적어도 방문객인 나는 그렇게 느꼈다.

방대한 프랑스 정원인 베르사유궁전 정원을 빠른 걸음으로 둘러보았다. 든든하게 먹었던 호텔 조식의 칼로리가 바닥난 우리는 크레페로 점심 식사를 해결했다.

크레페

촉촉하고 말랑말랑한 식감의 밀가루 반죽과 위에 얻어진 재료들의 조합이 훌륭한 크레페였다. 다만, 친구가 먹은 맨 마지막 사진 속의 크레페는 비주얼도 그렇지만 (나에게는) 과하게 달았다.

 

이렇게 베르사유궁전을 자세하고도 빠르게 관람한 후, 오후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으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댓글